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 김충식 작가가 박정희 정권 당시 중앙정보부의 실체와 10.26 사건에 대해 집필한 논픽션을 기반으로 한 영화다. 1970년대 말 미국 하원에서 열린 한 청문회부터 중앙정보부장의 대통령 암살 사건이 발생하기까지의 40일 동안 있었던 일들을 다룬 첩보물이다.
사실 이 영화에서 40일 전이라고 나왔던 박용각 전 중앙정보부장의 코리아게이트 관련 미국 청문회 사건은 1977년으로 암살사건의 2년 전이다. 이러한 시대설정에 대해 우민호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실제 2년이라는 시간을 영화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담기에 연출상 문제도 있고 원작의 분량 또한 방대하기 때문에 핵심 사건에 포커스를 두고 40일이라는 시간에 맞췄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정희 그리고 남산의 부장들
박정희라는 인물을 다룬 영화이기에 '정치'라는 것을 배제하기는 힘든 주제이다. 하지만 우민호 감독이 최대한 정치적 편향을 배제하려는 노력을 옅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했다. 실제로 영화의 평가들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이 정치적 편향과 논란이 거의 배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영화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있어 보수 측에서는 "김재규의 우발적 암살을 미화하는 총선용 선전"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유신독재를 비판하는 측에서도 "5.16 군사정변을 옹호하는 영화"라는 의견도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우민호 감독이 최대한 중립적으로 정치적 사건 자체에 포커스를 두기보다 인물 관계에 초점을 두었다고 설명하는 만큼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은 조금 지양해주었으면 한다. 정치적으로 큰 이슈가 되는 사건들을 다루기에 정치적인 영향이 어쩔 수 없이 첨가되긴 하지만 인물 관계에 초점을 둔 감독의 의도에 조금 더 집중을 해서 영화를 감상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클로즈업 그리고 카메라 워크
영상에서 인물의 표정을 클로즈업 한다는 것은 인물의 감정선을 더욱 더 잘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 영화에서는 클러즈업과 카메라 워크를 통하여 인물의 감정선을 더욱 더 잘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명암 대비를 강조하여 인물의 심리 묘사를 더욱 더 잘해낼 수 있었다.
또한 김규평(이병헌 분)과 박용각(곽도원 분)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카메라 워크로도 강조를 했었는데, 불안하게 흔들리는 카메라 워크를 사용하여 심리 상태가 매우 불안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도 나타내 주었다.
영화 촬영을 할 때 카메라 구도를 어떻게 사용할지 또한 영화 구성 중 하나이다. 아무리 시나리오가 좋은 영화여도 촬영이 잘못되면 형편없는 영화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 반대로 시나리오가 좋지 않은 영화도 촬영이 어떻냐에 따라서 좋은 영화로 거듭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구도나 카메라 워크, 조명은 영화에 알맞은 촬영 기법을 사용하였다. 그렇기에 많은 호평을 받을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한다.
좋은 배우 그리고 그들의 연기력
실제로 벌어졌던 일을 영화로 만드는 시대극 같은 경우에는 최대한 실제 인물과 비슷한 배우를 캐스팅 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박정희 전 통령 역을 맡은 배우 이성민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배우 이성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걸음걸이, 표정까지 비슷하게 연기해냈다.
또한 김규평역을 맡은 배우 이병헌은 심리 상태를 표현할 때 눈 깜빡임 하나, 숨소리 하나까지도 예민하게 움직여 보는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었다.
곽상천 역을 맡은 배우 이희준 또한 배역을 위하 25kg를 찌웠고, 억양을 바꾸었지만 그에 맞는 감정선을 그려낸 배우 곽도원 등 많은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로 영화는 완벽하게 흘러갔다.
시대극을 그린 영화는 어떻게 해석을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동시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영화를 그려내는 것 또한 어려운 점이기도 하다. 감독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낸 영화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최대한 중립적으로 해석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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